사회적 소외 계층
스트레스의 원인은 직장 상사나 직장 동료, 경제적인 문제나 가정 문제 등 여러 가지였다. 이러한 집단 히스테리를 재구성해본 학자들은 이혼 후 자녀를 혼자 책임지며 사회적인 접촉이 거의 없고 시간 외 근무를 자주 하는 기혼 여성들이 집단 스트레스를 조장하는 주범이라는 결론 을 내렸다.
정합성 개념과 부정적인 예상이 특정 사회 문화에서 부두교 (Woodoo, 애니미즘적 민간 신앙) 사망으로 나타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 다. 혼령과 초자연적인 힘에 대한 믿음이 깊게 뿌리박힌 사회나 종교 단체에서는 주술사가 어떤 물체로 한 사람을 가리키며 저주를 내림으 로써 그를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 수도 있다. 단체로부터의 축출, 다시 말해서 총체적인 사회와의 유대 관계의 상실, 이제 죽을 수밖에 없다.
허버트 배스도(Herbert Basdow) 박사 일지
그로부터 받은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커서 어마어마한 육체제 스트레스를 받은 결과 실제로 그 사람은 몇 시간 내에 사망하고 만다. 문명화된 사회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이상하게 여겨지는 이같은 사 가 이미 몇십 년 전부터 국제적으로 저명한 의학 잡지에서 토의에 부 쳐지고 있으며, 따라서 이를 단지 허황된 얘기라고 일축해서는 안 되 일이다.
허버트 배스도(Herbert Basdow) 박사는 1925년 이와 같은 과정 을 다음과 같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뼈를 들고 자신을 가리키며 저주를 내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남자는 진심으로 애걸하는 눈초리를 보낸다. 그는 완전히 겁에 질린 표정으로 간악한 상대방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마치 독이 그의 몸 안을 뚫고 들어오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듯 손을 번쩍 들어 올린다. 그의 뺨 은 창백해지고 눈은 무표정하며 얼굴 표정은 일그러진다. ...... 그는 소리를 치려고 애쓰는 듯 보이지만 목에 소리가 걸리기라도 한 듯 아 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입에서 거품이 일어난다. 그의 사지가 떨 리기 시작하고 무의식중에 근육에 경련이 인다. 그는 비틀거리더니 뒤 로 쓰러지면서 기절한 듯 보인다. 그러나 잠시 후 마치 죽음과 사투라 도 벌이듯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다시 신음하기 시작한다. ........ 그 리고 이제 곧 그에게 죽음이 다가올 것이다.”
무지한 원주민에 관한 위의 보고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게 느껴 지는 사람들을 위해, 문화적으로 뿌리 깊은 미신이 전체 사회 집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수천 개의 사례들을 소개할 수도 있 다. 그 한 예로 캘리포니아 대학의 사회학자들은 일본 및 중국계 미국인과 유럽계 미국인의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자 숫자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일본인과 중국인에게 있어 4'라는 숫자는 '죽음'을 연상시킨다. 따라서 4는 불행을 가져오는 숫자로 여겨져 이들의 병원에는 4층이 조재하지 않는다. 숫자 4'에 대한 터부는 캘리포니아의 아시아인 밀 집 거주 지역에서도 관찰된다. 이 지역에서는 전화번호 끝자리 네 개 를 각자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데, 전화번호부에 이들 언어로 표기 된 음식점 번호에서 이 숫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제 학자들은 숫자 4와 죽음과의 관계를 캐내는 데 주력했다. 일본 및 중국계 미국인들은 이 숫자가 부정적인 연상을 일으키지 않는 유럽계 미국인에 비해 매달 네 번째 날 사망하는 확률이 높게 나타났 다. 미국의 경우 사망 진단서에 인종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 니라 그날그날의 사망자 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학자들은 1989년부터 1996년 사이 사망한 20만 명의 일본 및 중국계 심장마비 사망자를 4,700만 명의 유럽계 심장마비 사망자와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참으로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날이 매달 14 일이었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아시아인들의 경 우에만,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아시아인 밀집 지역 출신의 경우 특별히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 지역 출신 사망자는 매월 네 번째 날 사 망한 확률이 다른 날과 비교할 때 27퍼센트나 높게 나타났다! 숫자가 죽음을 불러온다는 믿음이 이 특수한 문화 구역 내에서 스스로 실현시키는 예언이 된 것이다. 이같은 이른바 사회적인 죽음은 그 사회의 좌표계에 감정적으로 깊게 정박해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