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치료로 보상받을 수 있는 시간
치료가 힘들어서 삶의 질이 저하될 위험이 크다. EU 보고서는 조기 발견으로 인해 얻는 장점보다 단점이 과연 더 클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열어둔 상태이며, 이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방사선 촬영을 받은 여성보다 그렇지 않은 여성에게서 암 발생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가 이에 대한 해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많은 의사들 역시 그들 대표가 대중 매체를 통해 발표하는 추론 이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의학학회에서 학회 주도자가 60명의 의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중에 몇 명이나 방사선 촬영을 받고 싶은지요. 남성 여러분에게 질문합니다. 당신이 만약 여성이라면 방사선 촬영에 임하겠습니까? 거수로 답해주십시오.”
결과는? 참석자 중 55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5명만이 결정을 유보했다. 의사들 자신은 절대로 하지 않는 X-Ray 촬영을 자신의 환자들에게는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판단력 부족이나 의료 수가를 높이려는 의도와는 조금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환자들에 대한 방사선 촬영 포기를 선언한 어느 산부인과 의사의 말이다.
"나는 내 환자에게 방사선 촬영을 권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암이 발생한다면 그가 내게 와서 이렇게 따질까봐 두렵다. 왜 방사선 촬영을 받으라고 권하지 않으셨나요? 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방법을 권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으로 수많은 남성들이 목숨을 건졌다?
가슴이 여성성의 상징이라면 생식기는 남성성의 상징이다. 따라서 이고귀한 신체 부위가 병들면 이는 성적 정체성이 위협받는 것과 같다. 이러한 정서적 연계 때문에 여성의 유방암이나 남성의 전립선암은 가장 공포스러운 질병에 속한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유방암과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전립선암은 발병률이 유방암보다 높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진행이 매우 느리다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기에 적당한 병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1980년도의 한 실험 개발이 성공했을 때 전립선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이는 이름하여 전립선 특이 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일명 PSA) 검사(역주: 전립선에서 정상적으로 생산되는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였는데, 이 물질은 정액이 잘 흐르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병적으로 전립선이 비대하거나 나이에 비해 비대할 경우 또는 자전거 안장과의 마찰 등으로 전립선이 자극을 받을 때 피 속에서 더 많은 PSA가 검출된다.
측정치가 Ang/mL 이상일 때 보통 전립선 조직검사를 권장한다. 조직검사를 통해 암이라는 소견이 굳어지면 일반적으로 전립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이 조기 발견 방법에는 음모가 숨어 있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igemeine Zetting)』 지의 힐데가르트카울렌(Hildegard Kaulen)은 이 사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표현을 했다.전립선암은 나이 든 남성에게서 빈번히 발생된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100명 중 50명 가량이 전립선암에 걸린다고들 한다. 이 가운데 40명은 암으로 인한 통증을 느끼지 못하며 또한 암이 이들 사망의원인이 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이들은 조기 발견으로 이득을 보기는커녕 오히려 심적 부담만 안게 된경우다. 그리고 나머지 10명 중 5명은 이미 종양이 너무 퍼져서 수술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다. 이들 역시 조기 발견으로 얻은 것은 없다. 다만 피해갈 수 없는 자신들의 운명과 조금 일찍 마주 보게 됐을뿐이다. 조기 발견 덕택에 아직 수술을 해도 늦지 않은 사람들은 나머지 5퍼센트뿐이다. 그나마 이들도 검사를 통해 확실한 상태를 알 수는없다. 조직검사 자체도 종양의 공격성 정도를 명확하게 밝혀낼 수 없기 때문이다.”이제 그만! 그럴 리가 없다! 조기 발견의 결과가 건강한 사람을수술대 위에 올려놓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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